리플리는 1999년 앤서니 밍겔라 감독 제작의 스릴러 영화입니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소설 '재능있는 리플리씨'를 영화로 각색한 작품으로 르네 클레망 감독의 1960년작 '태양은 가득히'에 이은 두번째 영화화 작품입니다. 맷 데이먼이 주인공 톰 리플리역을 연기했습니다.
리플리 정보
리플리의 고단한 삶은 작가 본인의 투쟁과 같습니다. 여성속에 갇혀있는 마초인 그는 디키 그린리프와 같은 아름답고 고고한 존재가 되기를 꿈꾸지만 50년대의 현실에서 그는 혐오스런 동성애자(톰 리플리)일 뿐입니다. 다른 여성(마지), 사회제도(로베르니), 마초적인 사회주류 구성원들(프레디)은 모두 호시탐탐 그를 파괴하길 고대하는 적입니다. 그는 그의 적들을 조롱하고, 가끔은 복수를 이뤄내기도 하지만 그럴수록 더 불행해집니다.
1960년에 나온 영화 '태양은 가득히'는 작가의 자전적 요소를 모두 거세한 가난한 청년의 야망과 몰락을 담은 청춘스릴러라고 할 수 있으며, 이 영화에 대해서 작가는 "알랭 드롱의 연기가 맘에 들었다"는 평을 남겼습니다. 1995년 작가 사후에 작가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기 시작했고, 4년 후인 1999년에 비로소 원작에 가깝게 재구성한 영화가 상영되었습니다.
줄거리
톰 리플리는 평범한 젊은 남성으로, 뉴욕에서 피아노 조율사와 같은 잡다한 일을 하며 살아갑니다. 그는 사교적이고 언변이 뛰어나지만, 부와 특권층에 대한 강한 열망과 질투를 품고 있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상류층 모임에서 자신이 프린스턴 대학 출신이라고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이를 계기로 부유한 사업가 허버트 그린리프에게 접근하게 되는데, 허버트는 아들 디키 그린리프(Dickie Greenleaf)를 이탈리아에서 뉴욕으로 데려오라는 임무를 톰에게 맡깁니다.
톰은 이탈리아로 가서 디키와 그의 약혼녀 마지(Marge Sherwood)를 만납니다. 디키는 매력적이고 자유분방한 삶을 즐기는 부유한 청년으로, 톰은 그의 삶에 점점 매료됩니다. 디키와 마지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톰은 디키의 신뢰를 얻지만, 둘 사이에는 점차 긴장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톰은 디키의 호화로운 생활을 부러워하며 그의 삶을 탐냅니다. 그러나 디키는 시간이 지날수록 톰을 멀리하고, 냉랭한 태도로 대합니다. 이로 인해 톰의 질투심과 불안감은 극도로 고조됩니다. 결국, 톰은 배 위에서 디키와 다투던 중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디키를 살해합니다.
디키를 살해한 뒤, 톰은 디키의 신분을 훔쳐 그의 행세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는 디키의 사치스러운 삶을 즐기며 위조와 거짓말로 디키가 살아있는 것처럼 꾸밉니다. 그러나 디키의 친구 프레디 마일스와 허버트의 의심, 그리고 마지의 슬픔이 톰을 점점 궁지로 몰아넣습니다.
톰은 거짓말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살인을 저지르고, 이로 인해 점점 더 복잡한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영화는 톰의 거짓말과 행동이 결국 그 자신을 얼마나 파멸로 이끄는지를 보여주며 끝을 맺습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톰의 처벌은 명확히 그려지지 않아, 관객에게 불안하고 모호한 여운을 남깁니다.
등장인물
톰 리플리(맷 데이먼): 주인공 디키 그린리프를 살해해고 도플갱어의 삶을 살아감. "초라한 현실보다 화려한 거짓이 낫다."라는 말이 그의 인생관을 드러내줍니다.
디키 그린리프(주드 로): 선박재벌 그린리프가문의 후계자이자 프린스턴출신의 탕아. 매력적이만 무심한 마성의 인물 마지 셔우드(기네스 팰트로): 디키의 연인이자 아름답고 여린 여자.
여성 특유의 육감으로 톰의 본질에 거의 접근하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로베르니 형사(세르조 루비니): 이탈리아의 유능한 형사 날카로운 분석력으로 사건의 전말을 거의 파악하지만 톰의 본질을 전혀 보지 못하고 톰을 잡는데 실패합니다.
프레디(필립 시모어 호프먼): 디키의 절친이자 로마를 종횡무진하는 탕아.
톰과 같은 부류를 멸시하는 것을 감추지 않습니다.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톰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바람에 살해당합니다.
피터 스미스 킹슬리(잭 데이븐포트)
톰 리플리의 꾸밈없는 모습을 이해하고 사랑해주는 유일한 사람.
톰의 인간성과 양심을 상징하는 인물.
마지 셔우드는 영화 후반부에서 톰의 짐속에서 디키의 반지를 발견하게 되고 톰을 추궁하다가 살해당할 뻔하지만 때마침 피터가 등장하여 죽음을 모면하는데, 이는 톰 리플리에게 아직 남아있는 인간적인 면이 악마를 잠시 붙들었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메레디스 로그(케이트 블란쳇)
섬유재벌가문의 규수, 디키 그린리프인체하는 톰 리플리에게 푹 빠지게 됩니다. 톰 내면의 허영을 상징하는 인물.
총평
리플리는 단순한 범죄 스릴러가 아닌, 심리적이고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우리 안의 어두운 욕망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가?"라는 주제를 통해 인간의 본성과 도덕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이끌어냅니다.
다소 불편한 정서를 자극하는 영화지만, 그 불편함은 곧 작품의 메시지로 이어지며, 관객에게 긴 여운을 남깁니다. 아름다운 배경과 복잡한 심리 드라마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꼭 감상해야 할 수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