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헨 형제의 2007년 작품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미국의 소설가이자 미국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사람 중 한 명인 코맥 매카시(Cormac McCarthy)가 지은 소설입니다. 코맥 매카시는 2007년 퓰리처상을 수상했고, 코엔 형제가 영화화했습니다.
코헨 형제는 설명이 필요 없는 미국에는 귀한 작가주의 성향의 형제며,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작품은 <파고>로 보입니다. <바톤 핑크>로 칸을 휩쓸고 메이저 자본으로 만든 영화가 <허드서커 대리인>, 평단의 비평을 안고 <파고>를 만들면서 예술성을 잃지 않으며 흥행을 놓치지 않는 코헨 형제의 작품들이 시작됩니다.
오랜 작품 활동의 결과물이 바로<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아카데미 4관왕을 안겨줍니다.
정보 및 줄거리
이 작품은 현대 미국 서부를 배경으로, 폭력과 운명, 그리고 도덕적 혼란을 탐구하는 작품입니다. 작가는 인간 존재의 부조리와 무자비한 세계를 통찰력 있게 그려내며, 특히 도덕적 결단과 삶과 죽음의 문제를 깊이 성찰합니다.
소설 줄거리는 1980년대 텍사스를 배경으로 세 명의 주요 인물이 얽히는 사건을 다룹니다. 주된 이야기는 한 남자가 총을 쏘고, 마약 거래의 돈 가방을 가지고 도망가는 사건에서 시작됩니다. 돈 가방을 쥔 주인공은 **루엘린 모스(Llewelyn Moss)**라는 베트남 전쟁 퇴역 군인입니다. 그는 사막에서 총격전을 벌인 후, 가방을 발견하고 그 돈을 훔쳐 도망칩니다. 이 돈 가방을 찾는 또 다른 인물은 마약 거래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안토니오 발데스(Anton Chigurh)**라는 무자비한 청부 살인자입니다. 하지만 그들 모두를 추적하는 또 다른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에드 톰 벨(Ed Tom Bell), 늙은 보안관입니다. 벨은 마을을 지키려는 오래된 경찰이지만, 현대의 폭력적인 세상에서 점점 자신의 역할을 의심하게 되고, 점차 무력감을 느낍니다. 벨은 이 사건들이 자신의 이해를 넘어서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으며, 끝내 이 혼돈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합니다.
영화 줄거리는 황량하고 무질서한 1980년 6월의 서부 텍사스. 에드 톰 벨(토미 리 존스 역)은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자신이 보안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그곳에서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폭력 사태를 보며 슬퍼합니다.
사냥꾼인 루엘린 모스 (조시 브롤역)는 틀어진 마약 거래로 인해 유혈 사태가 휩쓸고 지나간 곳을 지나게 됩니다. 사람과 개의 시체들이 널브러져 있고 물을 구걸하고 있는 부상당한 멕시코인과 200만 달러가 든 돈가방이 있는 가운데 그는 돈가방을 챙겨 들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 날 밤 모스는 그곳을 다시 가 아까 그 멕시코인에게 물을 주려고 돌아가지만 곧 트럭에 탄 두 남자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고 타고 다니던 차도 잃어버립니다. 집에 돌아온 그는 돈을 챙긴 다음 아내 칼라 진(켈리 맥도널드 역)은 장모 편으로 보내고 모텔로 피신해 객실의 통풍구에 돈가방을 숨깁니다.
자객인 안톤 쉬거(하비에르 바르뎀 역)는 돈을 되찾아 달라는 의뢰를 받았습니다. 벌써 보안관을 목졸라 죽이고 탈주한 다음 권총으로 어느 차 운전자도 죽이고 그 차까지 빼앗은 그는 이제 거래 상대의 돈가방을 쫓는 일을 맡아 하고 있습니다. 그 날 밤 모스의 은신처를 습격한 그는 모스를 숨겨주던 멕시코인들을 놀랜 다음 죽입니다. 하지만 모스는 이미 반대편의 방을 빌려 그곳으로 피한 상태였고 쉬거가 돈가방을 찾아 통풍구를 열었을 때 모스는 이미 돈가방을 들고 모텔을 빠져나간 상태였습니다.
등장인물
하비에르 바르뎀(안토니오 발데스 역): 바르뎀의 연기는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요소입니다. 발데스는 냉정하고 무자비하며 감정 없는 살인자로, 그가 등장하는 장면마다 긴장감이 극대화됩니다. 그의 특유의 차가운 존재감은 영화에서 단순한 악당을 넘어, 인간 존재의 부조리와 무정함을 상징하는 캐릭터로서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특히 발데스가 동전 던지기로 사람의 운명을 결정하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가장 상징적이고 기억에 남는 순간입니다.
조시 브롤린(루엘린 모스 역): 루엘린은 한편으로는 불행한 우연으로 돈 가방을 발견한 평범한 사람에 불과하지만, 그의 도주가 점차 운명의 덫에 걸려드는 과정을 그린 캐릭터입니다. 브롤린은 그의 복잡한 감정선과 도덕적 갈등을 잘 표현하면서도, 끝까지 냉철하고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톰 리프스(에드 톰 벨 역): 톰 벨 보안관은 이 영화에서 중요한 철학적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그는 젊은 시절 정의로운 경찰이었지만, 세상은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고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며 고뇌합니다. 벨의 내레이션은 영화의 분위기를 깊이 있게 만들어 주며, 그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총평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단순히 범죄와 추적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영화는 인간 존재의 부조리함, 운명론, 그리고 도덕적 혼란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발데스는 동전 던지기를 통해 인간의 삶과 죽음을 기계적으로 결정지으려는 인물로, 인간이 자유 의지로 운명을 선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벨 보안관의 독백은 과거와 현재의 차이를 강조합니다. 벨은 자신이 살던 시대의 정의와 질서가 무너져 가고 있음을 체감하며, 이 새로운 폭력적인 세상에 대한 적응을 고민합니다. 영화에서 폭력은 무의미하고, 무차별적이며, 때로는 예고 없이 닥칩니다. 이는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무상함과 맞닿아 있습니다. 인물들이 겪는 폭력의 잔혹함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결코 공정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영화는 "정의"와 "도덕"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결코 답을 주지 않습니다. 결국 이 영화가 남기는 메시지는 "인간은 운명을 거스를 수 없다"는 불가피한 진리와 "이 세상은 불공정하고 부조리하다"는 절망적인 현실을 마주하는 것입니다.
탁월한 연기, 심오한 메시지, 긴장감 넘치는 연출이 조화를 이루는 작품으로, 단순히 하나의 범죄 영화에 그치지 않고,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깊이 있는 영화입니다.